태그 : 영국항공5390

츠키노 우사기식의 사고가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려나...

하루카x미치루 커플이 처음으로 등장하고, 또 그들과 내전사 일당의 사상적(?)대립이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인 "미소녀전사 세라문 Super". 그 대립의 핵심(?)이라면, 누군가 하나를 희생시켜서 다수를 구할 것인가 아니면 한 명조차 희생시키지 않고 다수를 구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작품 안에서는 결국 주인공(!)인 츠키노 일당이 승리했습니다만, 만화 속이니까 그런 것이 가능하지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도 조금 그렇고 말입니다.

그런데, "항공사고수사대 (Mayday)"의 두번째 시즌 첫 에피소드인 "위기의 조종사 (Blow Out)" 편에서는, 현실에서도 프린세스적인 사고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니었겠습니까.

"Blow Out"편이 다루고 있는 항공사고는 1990년의 영국항공 5390편 사고입니다. 사고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고 기체인 G-BJRT기는, 정비 결함(치수가 맞지 않는 나사로 앞유리 창틀을 조임)으로 인해 비행 도중 기내와 조종실 앞유리가 뜯겨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기장도 머리부분을 앞으로 해서 다리만 남기고 비행기 밖으로 빨려나가 걸쳐진 상태가 되어버맀습니다. 다행히(?) 기장의 무릎이 조종간에 끼어 있었기에 기장은 완전히 빨려나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상태에서 승무원들이 비행기 안에서 손으로 기장을 붙잡은 채로 비상착륙을 한 사건입니다.

당시 상황으로 보아 기장은 거의 살아남기 힘들었다고 할 수 있었고, 비행기 앞으로 빨려나간 무언가를 인력으로 붙잡고 있다는 것은 생존자들에게 있어서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사고가 발생했으니 손이 부족한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 상황에서 이미 죽은 것이 뻔해 보이는 기장(눈을 뜬 채 얼굴이 유리창에 부딪혀도 눈을 깜빡이지 않음)을 버리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승무원들은 기장을 끝까지 잡고 놓지 않았지요. 그 결과 승무원과 승객들은 전원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기장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전문가의 해설에 의하면, 만일 그 상황에서 승무원들이 기장을 놓았다면 기장의 신체가 뒤로 날려가면서 날개를 부수거나 엔진을 망가뜨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부기장도 그것을 염두에 두고 '기장의 시체'(당시는 다들 시체라고 생각했다는 것 같군요)를 그대로 붙들라는 지시를 한 것 같고 말입니다. 부기장이 당시에 냉정한(?) 판단을 내려, 이미 다 죽은 게 뻔해 보이는 기장을 놓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살아남는 판단을 내렸다면 모두가 죽을 수도 있었고, 아니면 더 위험한 상황을 당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다 죽은 것이 뻔해 보이는 한 명이라도 붙드려는 판단을 내렸기에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우사기가 호타루를 희생시키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호타루가 파라오 90을 해치울(!) 수 있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어설프게 냉정한척 하면서(원래 세상은 그런거야...류의) 누군가를 희생시키려 하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일이다... 내지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희생시키려고 하지 않는 태도야말로 모두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물론 현실에서 누군가 희생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상황에서도 희생을 없애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고 그 결과 그 하나를 희생시키려는 판단을 내릴 때 그것이 합리적인, 나머지나마 구할 수 있는 판단이 되는 것이지, 패닉상태에 빠져서 누군가를 마치 '제물'로 삼듯이 버리려고 해서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입니다.

정치적인 관점에서 이 생각을 조금 더 이어 나가보면, 꼭 사고와 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경쟁이 곧 선인 것처럼 생각하면서 낙오자를 희생시키는 것이 당연한 것인양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나름대로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어쨌든 이 영국항공 5390편 사고는 우사기적 사고가 현실에서 빛을 발한 사례가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역시 프린세스는 범상치 않은 분이로군요.(굽신)

by 구바바 | 2008/04/28 21:37 | 세라문 월드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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