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카와 미치루 커플은 백년해로 할 수 있을까요...?

하루카와 미치루 커플, 그 둘은 절대로 헤어지지 않을 듯 보입니다. 아니, 헤어질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지요. 그렇지만 저는 그 커플에 도전해보고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년 이상 솔로로 살아온 마당에, 커플을 얌전히 보고 있어줄 수만은 없는 법.

하루카와 미치루가 어째서 헤어질 수 있는지, 그녀들이 인연을 맺게 된 원인에서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녀들은 어째서 인연을 맺게 되었을까요? 원래 동성애의 기질(?)을 가지고 있어서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일까요. 전자도 충분히 그럴 듯 하게 보입니다. 그렇지만 말입니다... '갑자기 등장한 수수께끼의 세일러 전사 듀엣이 동성애 커플이었다.'는 식이 되면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물론 레즈비언 담론가들은 이에 대해, 제가 남성중심의 이성애 이데올로기(!)에 중독되어서 그렇게 느낄 뿐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둘 사이를 맺어주는 끈이 동성애라고 하면 그것은 그냥 남녀 누구나가(저같은 사람들도 많지만) 나누는 사랑과 다를 것이 없어집니다.

하루카와 미치루 커플을 이어주는 끈, 그것은 단지 동물적/감성적인 애정 - 동성애도 포함 - 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로서는 그것보다 사명감이라는 측면을 더욱 중시하고 싶습니다. 그녀들의 인연이 이어진 원인 자체가 지구방위 아니었습니까? 일반적인(?) 애정이라면 그정도로 비장감이 느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즉, 하루카와 미치루 사이의 감정은 '길가다 서로 끌려서'라던가, '같은 반 학생이라서'하는 식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루카와 미치루는 사명의 실천을 위해 개인적인 많은 것을 포기한 캐릭터입니다. 그 '개인적인 많은 것'에는 이성애적인 통상적인 사랑 - 내전사들은 포기하지 않은 여자아이의 꿈 - 도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즉, 그녀들은 사명을 지키기 위해 남성과의 로맨틱한 사랑 역시 포기한 것입니다.

그러한 두사람 사이의 감정은, 그러한 순결을 맹세한 두 사람끼리 서로 의지하고 함께 다니며 생긴 므흣(!)한 동지애라고 생각합니다. 즉, 동성애와 이성애 여부를 불문하고 통상적인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입니다. 형이상학적인 멋(?)에 치중해서 생각한다면, 애인 이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어쨌든 '운명공동체'(이쿠하라 감독에 의하면)는 맞지만 애인은 아닙니다. --;
(anzamoon님께서 번역하신 이쿠하라 감독의 인터뷰가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하루카와 미치루는 기본적으로 어떠한 목적을 위해 맺어진 관계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 목적이 달성되었을 때 그 관계는 해체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에 대해, '앞에서는 부부라고까지 하지 않았느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황혼 이혼(!)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 사람도 그렇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만 - 2세의 생산과 양육이라는 목적과 책임을 완수한 많은 동물들은 헤어져 새로운 짝을 찾아 나서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그리고, 사실 하루카와 미치루가 진짜로 부부인 것은 아니니까요. 즉, 세라스타즈에서 궁극보스(!)인 퀸 갤럭시아를 회개시켜(!) 지구를 구한 이상, 하루카와 미치루 커플이 헤어지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 두 사람이 헤어진다고 해도 그것은 슬픈 일이 아닙니다. 목적이 이루어졌으니 각자 갈길을 간다는 건조한 모습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잠시 접어두었던 꿈을 향해 새로이 출발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황혼 이혼이라던가의 경우에 비해 뭔가 형이상학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지구 멸망이라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잠시 왜곡되었던 개인의 삶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전사(soldier)'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본다면, 전우들과 전우애로 맺어졌다고 하더라도 제대는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따라서, 하루카와 미치루 커플은 백년해로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각자의 꿈을 향해 헤어지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커플이 깨진다는 것 뿐입니다. 연락이 두절된다거나 혹은 수천 km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기나긴 싸움의 세월 동안 하루카와 미치루가 너무나도 깊게 맺어진 나머지 애정 - 남녀관계와 유사한 - 의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 음... 그렇다면야 그 두사람 마음대로 해야겠지요. 네덜란드로 이민을 가서 백년해로를 하던가...

by 구바바 | 2005/02/03 21:50 | 하루카x미치루 커플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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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盧器 at 2005/02/03 21:55
우왓, 그럴수도 있겠네요?(링크 걸어갑니다:D..)
Commented by Cool-Hot at 2005/02/03 22:38
그럴수도 있겠네요.. 음 그래도 헤어지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S 와 ST 의 사이에서도 둘이 잘 지냈던거 같은데.. ㅠㅠ
Commented by 구바바 at 2005/02/04 05:19
盧器님께...
단지 외로운 싱글의 푸념이라거나 저주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지요. ^^;

Cool-Hot님께...
'이혼'과는 다른 거라 헤어져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남편이 눈치를 준다거나 하면... 음, 차라리 남편과 이혼해버릴 사람들이라 생각이;;;
Commented by Sepiroot at 2005/02/04 08:37
동병상련의 아픈 마음을 서로 아는것이군요(...)
Commented by anzamoon at 2005/02/04 14:44
보면서 감탄을,,,,;;;;;이럴수도 있구나,,,하는,,,,,정말 대단하신 구바바님,,,참,,,제가 곧 번역할께 하나 있는데,,,하루카 미치루 대한 거랍니다,,,조만간 올릴거랍니당
Commented by 구바바 at 2005/02/04 19:55
Sepiroot님께...
그런 것이죠... 음음.

anzamoon님께...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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