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엘 하임의 왕위 계승에 관해서...


"우주인복"을 입지 않은 것이 결점...


『∀건담』의 마지막 5분간 펼쳐지는 후일담에서 결국 디아나 소렐은 지구에 남아 은둔 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키엘 하임은 디아나 여왕이 되어 달로 떠났습니다. 이러한 둘의 운명은 저로 하여금 여러 가지 의문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이것에 관하여 키엘과 디아나라는 두 사람의 내면적인 관점과 관련하여 이전의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키엘 하임이 디아나 소렐의 뒤를 이었다는 사실은 과연 비밀이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저는 "바꿔치기니까 당연히 비밀이겠지"라고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 마지막 장면에 대한 생각이 거듭되면서, "통치자가 비밀리에 바뀐다는 것은 결국 국민을 속이는 일이 되는데, 책임감 강한 디아나 여왕님(!)이 그것을 용납할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이 제 머릿속에 또아리를 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키엘 하임이 달로 떠나는 시점에서, 키엘 하임이 디아나 소렐의 뒤를 잇는다는 사실이 모두에게 알려져 있는 것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에 관해서는 유력한 반대 증거가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키엘 하임은 달의 시민들 앞에서 자신을 "디아나 소렐"이라고 칭했습니다. 모든 것을 알렸다면 굳이 키엘 하임이 자신을 "디아나 소렐"이라고 할 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19화에서 "디아나 여왕제도"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디아나 소렐"이라는 것은 소렐 가의 여자들 중 여왕으로 채택된 자에 대한 칭호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장면에서 키엘 하임이 달의 시민들 앞에서 자신을 "디아나 소렐"이라고 칭한 사실이 키엘 하임이 달의 여왕이 된 사실을 사람들에게 비밀로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결국, 저는 키엘 하임이 달의 여왕이 된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비밀이었으리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디아나 소렐이 키엘 하임에게 달의 통치자 자리를 넘기는 것은 어디까지나 선의에 의한 것이지만, 지구인인 키엘 하임이 자신들의 여왕이 되었다는 사실이 지구인을 야만인이라고 생각할 다수의 문레이스들에게 알려졌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오히려 뻔할지도?) 그렇다면, 그러한 사실을 오히려 숨기는 것이 바람직한 처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문레이스에게 더욱 인간적인 생활을 영위하도록 해주려 했던 자신의 선의가 다른 사람들(내지는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표출된 결과, 어떻게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악을 배양하게 했는지, 그 결과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이미 깨달은 디아나 여왕님(!)이 또다시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이해한다고 해도, 키엘 하임이 달의 여왕이 되었다는 것을 숨긴 디아나 소렐과 키엘 하임의 처사에는 분명히 "속인다"는 속성이 있기에 아직까지도 뭔가 깔끔하지 못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런데,『∀건담』의 마지막회 자체가 사실은 모든 것이 완전히 매듭지어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의 마지막회를 처음 보았을 때, 깅가남도 소멸되어 전쟁도 끝나고 이래저래 평화가 돌아왔고 "후일담"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뭔가 완전히 매듭지어진 것 같은 느낌을 매우 강하게 받았습니다만, 생각을 거듭한 결과 그것이 아니라는 쪽으로 기울게 되었습니다.

싸움은 일단 끝났지만, 달과 지구가 하나의 깃발 아래에 살던 우주세기의 지구연방으로 돌아간 것도 아니고(물론, 지온공국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만... 독립전쟁하다가 망해버렸잖습니까. 그 뒤로는 군소 세력들이었고...), 문레이스와 지구인의 일부만이 서로와 접촉한 경험이 있을 뿐 대부분은 서로를 잘 모르니 상호 이해의 길은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달과 지구가 반드시 통일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것이 흑역사(!)의 발단이라면 발단이니까요...)

즉, 키엘 하임이 비밀리에(!) 달의 여왕이 된 것은 지구인과 문레이스가 함께 살아갈 날이 오게 하기 위한 과도적인 조치일 뿐입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그 날이 오면" 키엘 하임은 스스로 정체를 드러낼 것입니다. "변심하지 않는 한"이라는 단서가 붙기는 하겠지만, 디아나 여왕께서 보증하셨으니 뭐... ^^;;

P.S. 그런데, 제가『∀건담』이 전하는 주된 메시지를 "착한 것으로만은 부족하니까 때로는 거짓말도 좀 해라"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해마시길... 사실은, 주제에 관해서는 뭔가 감(?)은 오지만 아직도 생각중입니다;;;

이전의 관련글: 턴에이 건담 극장판 II 월광접...을 보고

by 구바바 | 2004/10/09 16:00 | 수염건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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