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님은 아그리파를 친히 처형하셔야 했는가...?

『∀건담』44화에는 디아나 여왕과 키엘 하임 양께서 아그리파 멘테나를 편지 봉투 뜯는 칼로 친히 처형하시려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투쟁 본능에 눈뜬 자는 제거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아그리파



그러한 아그리파를 향해 돌진하는 공포의 살인 자매(!)


감히(!) 디아나 여왕님에 대한 반란을 획책하는 등 죽어 마땅한 아그리파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닌데, 그래도 뭔가 이상한 생각이 자꾸 드는 장면입니다. "디아나 여왕님께서 굳이 그 자리에서, 편지봉투 뜯는 칼로 죽일 필요가 있었나?", "여왕님의 성품에 비추어 볼 때에 이것이 과연 자연스러운 일인가?", "마음에 안 드는 녀석이 있으면 바로 제거해버릴 정도로 여왕님의 성품이 더러운(!)것인가..."하는 것입니다. 물론 아시다시피, 미드가르드가 여왕님들에 앞질러 총으로 아그리파를 죽였지만...

한동안 이에 대해 고민해 본 결과... 우선 디아나 여왕님은 사형 폐지론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 자애로운(!) 성품으로 인해 여왕님이 사형 존치론자임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만, 절대 그렇지는 않은 듯 합니다.



친히 처형을 집행하시려는 여왕님 (12화)

직접 몸으로 실천하려는 것 만큼 분명한 증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미드가르드의 죽음을 감상하시는 여왕님 (44화)

이 장면에서 디아나 여왕님께서는 "법을 따른다는 것은 때로는 잔혹한 일이기도 합니다."라고 하면서 사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계십니다.

한편으로, 아그리파가 후반에 달에서만 잠시 등장했다는 점이 제가 어색함을 느끼게 된 요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컨대『기동전사 제타 건담』에서의 제리드 메사나 팝티머스 시로코의 경우 처음부터 등장한다거나 몸소 누군가를 암살한다거나 해서 "나는 나쁜놈이야"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시청자의 분노를 고조시켜주고 있습니다만, 아그리파의 경우는 그야말로 조용하게 말로만 악행을 저지르다보니 그에 대한 분노(?)가 잘 느껴지지 않고, 그렇다보니 디아나 여왕님이 직접 아그리파를 제거하려고 하신 것에 대해서 잘 공감이 가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즉, 자신의 손에는 피를 뭍이지 않고 뒤에 앉아서 조용히 음모만을 꾸미고 있는 자가 각종 문제의 원흉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여왕님의 선택은 가히 핵심을 찔렀다고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전 우주세기에서 전쟁의 진정한 수익자였던(음모자라고 할 수도 있을지도) AE의 멜라니 휴 카바인 회장이라던가 하는 자들은 전혀 드러나지도 않고 천벌(!)을 받지도 않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건담』에서는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아그리파의 문제는 이렇게 이해하기로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뭐, 앞으로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충분히 많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

by 구바바 | 2004/10/04 18:27 | 수염건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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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리즈 at 2004/10/11 00:03
놀라운 지적이십니다. 그럴 수도 있겠군요.
Commented by 구바바 at 2004/10/11 13:21
리즈님께...
디아나 여왕님(!)은 완벽(?)하다는 착각에 빠져버렸던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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