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윈도우 3.1 설치...

예전에 이러저러해서 독일어 윈도우 3.1을 Virtual PC에 설치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역시나 제 GUI 탑재 운영체제의 출발점이라 하면 '한글' 윈도우 3.1인지라... 부족한 면이 아주 많았죠.


그래서, x86 계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장착한 컴퓨터로 다시 돌아오기도 했고... 해서 기념삼아(?) 한글 윈도우 3.1 설치를 시도해봤습니다만, 아무래도 시기가 시기인지라 요사이 에뮬레이터 내지는 가상화 소프트웨어들은 Windows 3.1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더군요. VMWare의 경우는 비디오/사운드카드 드라이버가 지원되지 않고, Q와 VirtualBox는 Windows 3.1을 지원한다고는 하고 있지만 안정성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결국 특단의 조치를...

역시나 Windows 3.1이 사용되던 시기에 가장 가까운 에뮬레이터가 윈도우 3.1과 가장 호환성이 좋으리라 판단하고, iMac G3(아미쨩) 당시에 사용하던 Virtual PC 3.0(!)을 소환했습니다. 당시의환경을 충실하게 재현(?)하기 위해 처음에는 iMac G3에서 시도해보았으나, VPC 3.0은 내장 ODD밖에 지원하지 않아서, 내장 ODD가 고장나 외장 ODD의 신세를 지는 iMac G3에서 윈도 관련 프로그램들을 설치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관계로 iMac G4(오사카)에서 한글윈도우 3.1 설치를 결행하기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x86 마이크로프로세서 장착 맥북은 무의미하게 되었군요;;;


기본적인 설치는 별 문제 없이... 진짜 486에서 설치할 때보다 빠르게 설치되었습니다. 어쨌든 PowerPC G3 400 MHz 매킨토시에서 Pentium 150 MHz 정도의 속도를 그럭저럭 보여주던 Virtual PC니까 말이죠. 에뮬레이터를 사용해서 윈도우를 사용하다 가끔씩 느끼는 점인데, 램의 용량을 마음대로 할당할 수 있다던가 디스크 이미지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던가, sandbox 환경이라던가 등등 가상화 환경이기 때문에 오히려 편리한 점도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실기만큼의 호환성이나 강력한 성능은 결여되어 있지만 말입니다.


Virtual PC 3.0 당시에는 기본적으로 가상 PC에 PC DOS 2000이 설치되었습니다. 고로 그 환경에 한글윈도우 3.1을 설치하고 "win"을 타이핑해 실행시키자 경고 메시지가 나타나는군요. MS-DOS 사용을 강요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속셈이던가, 아니면 PC DOS 2000의 버전이 MS-DOS 6보다 높기 때문에 보여주는 경고겠지요. 글자가 커 보이는 것은 hbios와 VPC의 호환성 문제에서 비롯한 것 같습니다. 덕분에 윈도우 인터페이스가 뜨기 전의 한글윈도우 설치 화면도 제대로 보이지 않지요.(windows 98 설치 당시에는 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ISA 방식의 Sound Blaster 환경을 재현해주는 VPC 3.0인 관계로 사운드 설정도 아주 쉽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사운드 블래스터 프로...를 지원하지만, 드라이버를 찾기 귀찮아서 그냥 윈도우 3.1에 포함되어 있는 사운드 블래스터 1.5 드라이버를 설치했는데, 잘 작동하더군요.


그건 그렇고 윈도우 3.1 무슨 쉘 프로그램 정도로 비하하는 분들이 종종 계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위에서 보시다시피 윈도우 전용의 드라이버를 통해서 DOS와 무관하게 32비트 디스크 억세스도 가능했다니까요. 뭐, DOS가 워낙 관대(!)하다보니 DOS 위에서 작동하는 윈도우 3.1이 마음대로 컴퓨터를 휘저을 수 있었다...고도 할 수 있겠으나;;

어쨌든 가장 어려운 부분이... 1024x768 해상도에서 하이 컬러를 지원하는 SVGA 드라이버를 설치하는 부분이었는데요. VMWare나 DOSBOX, 그리고 Q나 VirtualBox에서 저를 좌절시켰던 부분이지요. 앞의 두 경우에는 아예 SVGA 지원이 안되는 듯 하고(DOSBOX의 경우에는 패치를 통해 가능하긴 한데 Mac OS용으로는 없어서...), Q나 VirtualBox에서는 나름대로 맞는 드라이버라고 설치를 하면 윈도우가 뻗어버리고 말입니다...

그런데 결국, 이번에는 성공했습니다.
클릭하면 매우 커집니다.

VPC 3.0은 S3 Trio 32/64를 에뮬레이션해주는 듯 하고 S3 홈페이지에서 Trio64V용 영문 드라이버를 설치하니 부드럽게 작동해주었습니다. 단지 이 한가지를 위해 며칠이나 삽질을 했던가 말입니다. T_T

다른 버전의 경우에도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윈도우 3.1의 경우에는 각 언어별로 드라이버 파일이 따로 있는데... 단지 에러 메시지 등의 로컬라이제이션이 아니라 여러가지 시스템 폰트나 심지어는 윈도우 기동시에 나타나는 로고(!)까지도 포함하고 있어서 말입니다. 다른 언어의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이래저래 사소한(?) 문제들이 생겼던 것 같은데, 잠시 사용해 본 바... 별 문제가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iMac G4에서 한글윈도우 3.1이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윈도우 3.1 설치 문제 때문에 이래저래 돌아다니다 한 맥관련 게시판에서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유저가 만든 쓰레드를 하나 발견했는데, "윈도우는 다 실패작인데 왜 설치하려고 하느냐?"류의 맥원리주의자들의 덧글만 주렁주렁 붙어서 조금 안습이더군요.

그러한 극렬 원리주의자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 장면은 iMac의 굴욕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뭐, 굳이 굴욕을 주기 위해서 이런 일을 했다기보다는, 제가 GUI를 사용하게 된 출발점이 윈도우 3.1이었으니까 말입니다. 그 뒤로 DOS는 제게 있어 사라져 마땅한 그런 물건이 되어버렸죠. 뭐, 어떻게 보면 맥사용자로서의 제 떡잎을 발견하게 해 준 것이 윈도우 3.1일지도. 여하튼 도스보다는 맥에 가까운게 윈도우니까요.(...)

이제 슬슬 WinG라던가 Win32s를 설치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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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바바 | 2008/07/21 22:37 | 일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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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ailia at 2008/07/22 04:42
...어린시절 난립하던 쉐어/프리웨어 모음집중 윈도우 3.X용 어플 모음집이 있었는데
어린맘에 "이책만 있으면 우리집 컴퓨터에서도 윈도우가 돌아가겠구나!" 하고 샀다가

"이 프로그램은 윈도용임. 도스 저리가셈" 메세지만 잔뜩 봤었던 기억이 있군요(...).


...해서 저는 도스에서 윈도우 98로 바로 넘어간 케이스(...)
Commented by 구바바 at 2008/07/23 00:37
그런 아픈 기억이.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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