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녀들의 변신은...

망향님 블로그의 "왜 적들은 공격을 제 때 못하는 걸까?"에서 트랙백합니다.

'변신'이라던가 '합체'같은 효과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과 관련해서 끊임없이 제기되곤 하는 전통있는(!) 의문이 바로 "주인공 일당이 변신하는 동안 악당들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인가?"입니다. 정답이야 물론 '연출기법' 내지는 '모종의 미학'(...)이다...라는 것이겠습니다만, 그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내고자 하는 것이 바로 오타쿠동인 문화의 중요한 구성요소임을 부인할 수 없겠습니다...인데,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온 문제였기에 작품 스스로 해답을 제시하곤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지요. 세라문 월드 역시 그러한 부류의 하나로서, 관객은 실증적인 방법(!)을 통해 그 의문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세라문 S 제106화에서 미치루의 변신장면을 참조해보시면 변신에 채 9초가 걸리지 않습니다. 즉, 세일러 전사들의 변신은 사실 아주 순식간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 글에서 따로 인용하지는 않지만, 제104화 "친구들을 찾아서! 치비문의 활약 (友達を求めて!ちびムーンの活躍)"편에서 치비우사는 땅바닥에 굴러 넘어진 채 순식간에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변신은 순식간에 이루어질 뿐 아니라, 사실 변신 도중의 이러저러한 동작 또한 기술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다수의 에피소드에서 시청자들이 보게 되는 화려한 변신 장면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하면, 이미지 컷(이라고 해야하나;;;) 정도가 아닐까 할 수 있겠지요. 미소녀전사들의 자기 PR 목적이라던가로 만들어진 서비스 장면으로서, 뭐랄까 일종의 '대민봉사'랄지(...) 실제로는 그 변신 장면동안 작품 속의 시간은 진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말하자면 변신 장면이 진행하는 동안 주인공들과 적들 모두 '얼어 있는 상태'인 셈입니다. 작품 속의 시간과 작품 바깥의 시간이 반드시 동일하게 흘러가야 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 아닙니까? 세라문은 생방송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에 더불어, 대체로 세일러 문 일당들은 적이 없는 곳에서 미리 변신을 해서 등장하거나 하기 때문에 적의 눈 앞에서 변신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흔하지 않은 광경'을 본 적이 잠시 눈이 휘둥그래져 멍하게 있는다 해도 그렇게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죠.

이래저래 황당무계하고 유치한 애니메이션의 오명(?)을 쓴 점이 없지 않았던 세라문 애니메이션이지만, 알고 보면 이렇게 합리적인 세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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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바바 | 2006/11/04 22:00 | 세라문 월드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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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넨넨 at 2006/11/05 00:05
실제의 변신은 순식간이며 화려한 변신씬은 서비스라.. 일리가 있군요!! 화려한 서비스씬을 펼치는 동안 적이 공격하지 않는 것은 구바바님께서 말씀하신것 처럼 흔하지 않은 광경을 봐서 잠시 눈이 휘둥그래졌거나, 변신하기 전에 싸우면 재미가 없다거나 서비스의 자유는 보장해줘야한다는 생각으로 일부러 친절히 변신장면을 방치하는 걸지도..
Commented by 屍君 at 2006/11/05 01:30
역시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 변신하는 거니, 그냥 코스튬만 바꾸는 것이었군요;;
Commented by Lina at 2006/11/05 01:35
세라문 애니메이션은 크리스탈 도쿄의 국정홍보처에서 대민홍보(실은 세뇌)의 일환으로 제작한 것이므로 미소녀전사들의 PR 컷을 의무적으로 편당 2~3분씩 넣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다고 보기엔 퀸께 너무 불경한 작품..)
Commented by 루리카 at 2006/11/05 01:45
뭐랄까 우리나라 국립영화제작소에서 만드는 건설기록영화(!)같은 대외 홍보영화일지도요.;
Commented by 구바바 at 2006/11/05 02:56
넨넨님께... 적어도 최소한의 룰은 있는 세계...라는 의미도 되겠군요(...)

屍君님께... 그러고보니, '변장'의 측면이 강한듯하군요;

Lina님&루리카님께... 바로 그 말씀을 제가 하고 싶었습니다. T_T
Commented by 망향 at 2006/11/05 12:19
아아 그렇군요! 뭔가 납득했습니다. 실제로는 매우 빠르다면 미처 인식하기도 전에 변신을 끝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6/11/05 22:17
세라문 애니메이션은 역시 세레니티 제국 홍보 애니메이션이었던 거군요.
Commented by 구바바 at 2006/11/06 17:25
망향님께... 눈 앞에서 스르륵- 이라고 할 수있겠지요?;;;

존다리안님께... 어린이들은 미래의 신민이니까 말이죠...
Commented by Lewanas at 2006/11/08 12:36
예전에 모 로봇 애니메이션에서 합체중에 공격하는 것을 전략으로 삼은 적들이 있었죠. 정말 무릎 치고 "굉장해!" ...라고 외쳤습니다.
Commented by 구바바 at 2006/11/08 18:33
Lewanas님께... 그러지 않을 수 없죠. 후후;
Commented by 발리노르 at 2007/08/06 01:19
사실 장님설은 진짜 말이 안되는거죠.. ST 시리즈 중에 쓰리라이츠와 내행성 전사들이 정체를 들켰을 때, 서로 변신하는 장면을 넋놓고 보고 있었다죠..(즉,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Commented by 구바바 at 2007/08/06 22:30
발리노르님께... 세일러 전사들끼리는 시각정보에 호환성이 있어서 변신장면을 볼 수 있지만, 적들은 볼 수 없다는 식으로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요. 그렇지만, 중요한 포인트를 지적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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